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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탈북자 9명을 만난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트럼프는 국정 연설에서 소개했던 '목발 탈북자' 지성호씨와 미국 내 탈북 기자, 김정일 비자금 부서 출신 탈북자 등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한다. 트럼프는 국정 연설에서 북한 관련 대목을 "잔혹한 북한 독재 권력보다 자국민을 잔인하게 억압한 정권은 없었다"는 말로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트럼프의 새 무기가 탈북자와 북한 인권"이라고 했다. 국제사회는 1995년 보스니아, 1999년 코소보에 대해 인도주의적 위기를 이유로 군사 행동을 취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옥을 탈출한 탈북자들의 고통과 경험을 공유하는 의미가 무엇보다 우선한다.

미 현직 대통령이 탈북자를 백악관으로 초청한 건 트럼프가 처음이 아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5·2006·2008년 탈북자를 백악관에서 만났다. 이번에 트럼프는 탈북자 면담을 넘어 한쪽 손발이 없는 탈북자를 국정 연설장인 미 의회에 초청해 목발로 지옥을 벗어난 사연을 전 세계에 알렸다.

백악관의 탈북자 초청 소식을 들으며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은 탈북자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의문이 떠오른다. 인터넷을 뒤져도 확인할 수 없었다. 작년 11월 트럼프의 청와대 국빈 만찬 때 탈북자 이성주씨가 참석했지만, 문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 측이 초청한 것이라고 한다. 이성주씨도 목발 탈북자 지성호씨처럼 '꽃제비(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북 어린이)' 출신이다. 이씨는 꽃제비 경험을 쓴 책 '거리 소년의 신발'을 영문판으로 냈다.

현 정부 사람들은 국내의 인권 문제에 대해선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극적인 반면 주민을 '전리품'처럼 짓밟고 착취하는 북한 정권의 만행에 대해선 외면해왔다. 과거 한 민주당 의원은 탈북자 면전에서 "배신자"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는 김정일이 화낼까 봐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에 기권했다. 민주당은 북한인권법을 11년이나 막았다. 지금 평창올림픽을 앞두고는 '북한 인권'과 '탈북자'는 사실상 금기어가 됐다. 탈북자들 입단속도 하고 있다. 탈북자는 우리 문제인데도 청와대가 아니라 백악관이 초청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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