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문화심리학자·나름 화가 여수엑스포역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탄다. 오전에 올라갈 때는 해가 비치는 동쪽을 피하고, 오후에 올라갈 때는 석양빛이 강한 서쪽을 피한다. 차창 밖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구례 인근의 지리산 풍경이 최고다. 기차 여행이 시작되었을 때, 유럽인들은 기차를 아주 불편하게 여겼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차창 밖 풍경은 아주 '가관(可觀)'이었다. 그래서 나온 표현이 '파노라마식 풍경(panoramatische Landschaft)'이다. 한 번에 모든 장면을 다 보여준다는 거다. 좋은 뜻이 아니다. 마차 여행에 비해 기차 여행은 전혀 현실감 없고 산만하다는 거다. 오늘날 기차 여행은 전혀 다르다. 이어폰의 음악이 있기 때문이다. 이어폰은 기차만큼이나 혁명적이다. 시각과 청각의 편집..
북한이 보낼 수 있는 올림픽 선수는 10명이 안 된다. 그런데 '삼지연 관현악단'이란 악단을 140명이나 보내기로 했다. 이름이 비슷한 '삼지연악단'이 북한에 있다. 김정일·김정은 체제 선전곡을 부르고 연주하는 악단이라고 한다. 여기에 유명한 '모란봉악단'을 섞어 악단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모란봉악단 대표곡이 가관이다. '자나깨나 원수님 생각' '우리의 총창 우에 평화가 있다' '그이 없인 못살아'. 여기서 '그이'는 물론 '김정은 원수님'을 뜻한다. 그들이 한국에서 무슨 공연을 할지 깜깜하다. '미녀' 수식어를 버릇처럼 붙이는 북한 여자 응원단도 또 들이닥칠 태세다. 이들이 배바지를 입고 펼치는 딱따기 응원은 그럭저럭 봐줄 만하다. 하지만 "하늘의 태양이신 수령님 영상(사진)을 썩은 통나무에 ..
인류의 역사는 크고 작은 위험과 재앙으로 점철된 기록자체라고 볼 수 있다. 평안하고 안전한 삶을 누리려는 본래적인 욕망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늘 시달려 왔는데 그중에도 전쟁은 인간 스스로가 초래한 가장 참혹한 재난이었다. 이 시각에도 이러한 재난은 시리아를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 끝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외국언론에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다루는 기사나 논평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런 까닭에 평소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가진 동료나 친지들도 한반도에 정말 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나에게 묻는다. 어떻든 걱정스러운 상황이기에 나는 국내와 해외언론의 동향을 더 열심히 챙겨 보게 된다. 한반도의 전쟁위기에 대해 국내와 해외의 일반적 평가나 반응이 서로 조금 엇갈리고 있는..
살아 있는 바닷가재와 게 등 갑각류를 끓는 물에 넣는(place live crustaceans into boiling water) 요리가 스위스에선 금지된다. 동물보호법 개정(a revamp of its animal protection law)으로 그런 일반적 요리 관행을 금하기로(ban the common culinary practice) 했다. 3월부터 시행된다(come into force). 끓는 물에 넣으려면 사전에 기절시켜야(must be stunned beforehand) 한다. 섬세한 신경 체계(delicate nervous system)를 갖고 있어 고통을 느낄(feel pain)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얼음이나 얼음물에 넣어 운반해서도 안 된다. 언제나 자연환경 상태에 있도록(be kep..
지난해 최악까지 갔던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갈등 이후 겉으로는 차이나머니가 썰물처럼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우선 극성을 부리던 중국인의 제주도 부동산 투기가 잠잠해졌다. 중국 자본이 기술력 있는 한국 업체를 사들인다는 소식도 뜸해졌다. 그렇다면 차이나머니의 공습이 멈춘 것인가. 우리 경제의 은밀한 속살을 들춰버면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대함을 단박 알 수 있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개칠 뿐이다. 특히 한·중 양국에서 각광을 받는 암호화폐의 등장으로 부정적인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과거엔 없었던 '뉴 차이나머니(new China money)'의 실태와 영향을 짚어봤다. 작년 9월 중국 내 암호화폐 거래 금지 중국인, 국내 거래소 송금 뒤 현금화 차이나타운 환전소가 창구로 ..
정부의 가상 화폐 규제에 가장 격렬하게 반발한 것은 20~30대 청년 세대였다. 지난 11일 법무부의 '거래소 폐쇄' 발표가 나오자 이들은 청와대 홈페이지 등에 몰려가 항의 글을 올리고 규제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에 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 뽑은 것을 후회한다"는 등의 성토도 쏟아냈다. 현 정권의 가장 충성스러운 지지층인 청년들이 이토록 거세게 반발할 것이라고는 정부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전체 가상 화폐 투자자의 60%인 180만명이 20~30대라고 한다. 이렇게 많은 청년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땀 흘려 성취하는 대신 가상 화폐 투자에 뛰어들어 '대박'을 염원하고 있다. 보통 일이 아니다. 청년들 집단 반발의 이면엔 우리 사회에서 희망이 안 보인다는 절박한 현실 인식이 담겨 있다..
사람들은 삶을 무척 사랑하나 보다. 죽음 이후에도 이곳과 닮은, 어떤 시공간을 상상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49재나 천국, 저승과 같은 단어들 속에는 죽고 난 이후에도 존재하는 어떤 세계에 대한 ‘믿음’이 있다. 이 믿음들이 영화나 소설, 그림이나 음악과 같은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영화 가 그렇고, 골든글로브 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한 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작가 위화 역시 에서 삶과 죽음 사이의 공간을 그려내고, 아주 오래된 문학작품인 단테의 에도 삶과 죽음 사이의 경유지가 등장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거의 첫 번째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을 는 죽은 다음날부터 시작된다. 이곳에는 우리로 치자면 저승차사와 비슷한 관리자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이제 막 죽어서 삶을 떠난 이들을 완전한 죽음의 세계..
어제, 갑자기 땡긴 동파육이 너무 먹고 싶어졌어요. 사실은 유투브에서 동영상을 보다가 카쿠니동을 보면서 확 땡겼어요 동파육은 별로 안좋아했는데, 카쿠니동으로 접근하니 완전 땡기더군요. 거참.. 쩝... 그래서 인연이라는건 어떤 경로로 접근하느냐도 참 중요한것 같습니다. 완전 판도가 달라질때도 있는듯.. 암튼 일단 만드는 법을 아는게 먼저라 여러 영상을 찾다가 딱 보기좋은 걸 찾았어요. 목소리도 좋고 만드는 과정도 맘에 쏙 들었던 동파육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이분은 제가 퍼온줄 모를거에요 ㅋㅋㅋ 암튼 대충은 알겠는데, 통삼겹살을 사와서 먼저 한번 삶아줘야 합니다. 그리고 카라멜라이즈를 해서 거의 튀기는 수준으로 구워주는게 필요하죠. 이 과정에서 각종 향신채를 넣는데, 저는 팔각을 꼭 써보고 싶어요. 왜..
2016 병신년이 간다. 병신의 亂이라고도 하더만. 내년은 어떤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죽거나 다치거나 몰락하거나 살처분되거나 아프거나 감옥가거나 잃거나 모자라거나.. 그런일들이 넘쳐나는 해가 되지 않을런지... 그러나 병화보단 정화가 좀 약하니 올해만큼 격동치진 않겠지.. 사실 11월들어 이 대란이 일어났으니 10개월은 순조로웠지 않나 한다. 쌓인 문제들이야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내년은 1월부터 올해의 여파가 그대로 가서 눈덩이 늘어붙듯 더 커질것 같기만 하다.. 암튼 그렇다고 하늘이 무너질 때는 아직 아니겠지만, 솟아날 구멍을 미리미리 준비하는 해여야 한다.